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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s statement (2019)

<Monuments>라고 명명된 이번 전시의 작업들은 과거의 사건을 소환하는 태도와 그것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태도에 대한 작업이다. 기념비(추모비) 혹은 추모의 공간들은 어떤 사건에 대한 기억, 시간, 상징, 바라보는, 그리고 기억하는 사회의 태도를 읽을 수 있다. 그것은 역사이고 기록이며 반성이고 미래에 대한 자세이다. 함축된 추모공간이 주는 이미지는 그래서 다양하게 읽힌다. 사람들에게 읽히는 이 다양한 인식을 이미지로 재현하고자 했다. 작업 안에서 수 없이 겹쳐진 레이어(찰나적 이미지)들을 압축해서 대상의 이미지를 보여 준다. 공간을 이동하면서 관찰하는 횡적인 이미지들과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 종적인 이미지들이 작업 안에 쌓인다. (하나의 화면 안에는 시간의 흐름속에서 수집된 대상의 종적 이미지들과 이동되는 시점 속에서 수집된 공간의 횡적 이미지들을 담아 냈다.) 이를 통해서 대상에 대한 찰나적 이미지가 아니라 시간과 공간의 종, 횡적 이미지를 쌓아 대상을 재현했다. 관객들은 대상에 대한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서의 이미지를 수동적으로 읽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재현된 이미지에서 포착한 각자의 이미지를 능동적 해석하고 인식하게 된다.

이 전시는 베를린과 광주의공간을 중심으로 기획 했다. 나에게 광주와 베를린의 물리적 거리감은 두 도시의 추모 공간 안에서 상쇄 되었다. 사건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공간들은 그 시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시간과 공간을 기억하는 두 도시의 태도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수 십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때의 공간들은 그대로 우리에게 노출되어 있었다. 

 

작업은 100여 장 안밖의 장면을 누적시켜 완성된다. 대상의 이미지는 흐릿하고 모호한 실루엣으로 만들어진다. 대상을 관찰하는 다른 시점들의 누적효과는 선명하고 자세한 장면의 묘사와는 다르게 소실점이 흩어져 흐릿하고 모호한 이미지로 기록된다. 나는 우리의 인식태도가 이 모호한 흐릿함과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대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를 구성하고 인식하듯이 나는 작업과정에서 대상에 대한 이미지들을 수집하고 다시 구성한다. 완성된 재현은 우리의 인식의 불완전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정확한 사실(실재)에 대한 재현이 아닌 사실(실재)에 가까운 재현이 나의 작업에서 보여진다. ‘거의 사실’이라는 것은 우리의 인식체계에도 근접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Artist's statement(2017)

나는 대상을 관찰하는 시점을 끊임없이 이동시켜서 대상의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대상을 바라보는 찰나적인 순간의 이미지가 아니라 시간과 공간의 흐름속에서 포착되는 대상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나의 작업속에는 수 많은 찰나의 시간이 축적되어 있다. 그 축적된 시간들의 시점들은 흩어져 있다, 그리고 그 흩어져 있는 시간과 공간들을 하나로 만든다. 

 

대상에 대한 이미지들은 그 대상을 바라보면서 걷는 것으로 시작한다. 걸으면서 그 대상의 이미지들을 수집한다. 디지털화 된 이 이미지들은 작업실에서 프로그램을 통해 축적한다. 수 십장의 이미지들은 레이어를 겹치면서 다시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나의 사진속에는 소실점이 파괴되어 있다. 촛점이 흩어져버린 흐릿한 대상의 이미지는 그 대상에 대한 총체적인 이미지로 만들어진다. 

 

이런 방식의 출발점은 동양회화의 관찰태도에 기인한다. 산수화(동아시아의 전통회화)에서는 대상을 소실점을 통한 재현의 방법이 아니라 경험적 시각의 축적을 통한 방법으로 재현한다. 관찰자의 시점은 시각경험의 축적을 통해 자유로워진다. 때로는 하늘에서 때로는 아래에서 또 때로는 그 안에서 관찰이 이루어지고 그 관찰을 하나의 화면으로 재현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관찰방법을 사진에 접목하려고 한다. 대상을 관찰하는 수 많은 시점들은 따라서 하나의 화면으로 쌓여지고 그럼으로써 대상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대상을 바라보는 본질적인 관찰방법이라고 믿는다. 

 

I continuously change a point of view to create an image, which means that an image is made in the flow of time and space rather than from a momentary point of view. 

Time of numerous moments is physically accumulated in my work; the viewpoints of this accumulated time are scattered but these scattered time and space stay at one image. In other words, there are various viewpoints and time in my work. This can be defined as comprehensive observation. 

 

In my works, images of an object start from looking at it and walking around it. While walking, I collect images of an object, and these collected images are digitalized and accumulated with the program in my studio. Numerous of images are layered and become one image. Therefore, the vanishing point in my works are destroyed. The final blurred image of an object without focus becomes a comprehensive image of an object. 

 

The starting point of this method came from the attitude of observation in the oriental painting. A traditional landscape painter of East Asia chose to reproduce an object not from the vanishing point but the accumulation of experienced viewpoint. Thus, an observer’s viewpoint became free with his accumulation of experienced viewpoint. An observation was made sometimes from the sky, ground or a place between there, and these observations were reproduced in one image. I tried to graft this method of observation onto photography. Numbers of viewpoints observing an object have been accumulated on one image in order to reproduce an object. This is because I also believe that it is a fundamental way of looking an ob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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